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대해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단순한 외교적 형식 이상의 뉘앙스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파롤린 추기경은 트럼프에게 "큰 지혜가 있기를 바란다"고 하며, 성경에서 통치자에게 중요한 덕목으로 지혜를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가 과거 발언과 행보에서 드러낸 신중함의 부족을 지적하며, 그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추기경의 발언은 트럼프가 미국 내 양극화를 해소하고 국제 분쟁을 완화하기를 바라는 이상을 표방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트럼프의 과거 행동에 대한 교황청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에 가깝다. 트럼프의 도발적인 발언과 일방적인 정책들이 미국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켜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교황청은 이러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파롤린 추기경은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는 과장된 발언에 대해 냉소적 태도를 보이며, “그는 마법의 지팡이를 가진 것이 아니다”라는 말로 그 실현 가능성에 회의를 표명했다.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도덕성과 이상이 무의미한 공상으로 치부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트럼프의 공약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비판하는 것이다.
트럼프의 당선 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교황청은 공식적으로 축하를 표했지만, 교황의 침묵은 트럼프에 대한 신뢰 부족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교황청의 축하 인사는 표면적으로는 예의를 갖춘 듯하지만, 그 속에는 트럼프가 현실적인 지혜를 갖추길 바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교황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