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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의 비겁한 처세술

불교국가 미얀마를 처음으로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제공: 당진시) 교황, 27~30일 불교국가 미얀마 첫 방문



 

2017년에 벌어진 로힝야족 인종 청소 사건은 국제 사회에서 커다란 비판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동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미얀마의 이슬람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은 오랫동안 미얀마 정부와 군부에 의해 탄압을 받아왔으며, 이들은 주로 미얀마의 라카인 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불법 이주민으로 간주하여 시민권을 박탈하고, 그들의 사회적·정치적 권리를 철저히 부정해왔습니다. 이러한 차별과 배제는 오랜 시간 지속되었으나, 2017년에 들어서 대규모 인권 침해로 이어졌습니다.

2017년 8월, 로힝야 반군이 미얀마 경찰 초소를 공격한 사건이 발단이 되면서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족에 대한 강력한 '소탕 작전'을 펼쳤습니다. 이 작전 중 수천 명의 로힝야족이 학살당했고, 여성과 어린이가 성폭행을 당했으며, 마을 전체가 불에 타는 등 잔혹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유엔과 국제 사회는 이를 '인종 청소'로 규정하고 미얀마 군부와 정부의 행동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응은 그가 국제 사회에서 지녀야 할 도덕적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켰습니다. 교황은 미얀마의 정치적 맥락이나 군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위치에 있었음에도, 이 심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얀마 방문 당시 교황은 로힝야족에 대한 명확한 언급을 피했고, 그 침묵은 미얀마의 실질적인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이러한 교황의 행보에 대해 깊은 실망을 표하며, 교황이 정치적 이유로 민감한 문제를 회피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교황이 종교적 지도자로서 더 강력한 도덕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기대는 이번 사건에서 무너졌습니다. 외교적 관계를 고려한 처세술로 인해 교황의 침묵은 인권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로 비춰졌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미얀마 군부가 벌인 대규모 인권 침해를 국제적으로 정당화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으며, 교황이 인권 문제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 셈이 되었습니다.

결국, 교황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 인권 옹호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고, 그가 도덕적 리더로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에서 정치적 실리를 택했다는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가톨릭 교회의 도덕적 권위에 타격을 입혔으며, 교황이 평소 인권 보호를 주장했던 메시지와는 상반된 모습으로 비춰졌습니다. 인권 침해가 벌어지는 현장에서 교황이 보여준 미온적인 태도는, 그가 인권을 수호하는 도덕적 리더로서의 자격을 다시금 의심케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