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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결교회의 역사, 교리, 조직과 내부 문제점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가 교회헌금 110억원을 빼돌려 [출처 : 경향신문]

 

 

한국의 성결교회는 1907 5월 김상준과 정빈 목사가 서울에 동양선교회 복음전도관을 세우면서 시작되었다. 이는 미국의 홀리네스(Holiness) 계통 선교 단체인 동양선교회(Oriental Mission Society)의 지원으로 세워진 것으로, 초기에는 복음 전도와 성경 교육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1921년에는 제2대 지도자 킬보른(E. A. Kilbourne) 선교사의 내한을 계기로 교단 조직을 공고히 하여, 조선예수교 동양선교회 성결교회라는 명칭으로 공식 교단을 형성하였다. 일제강점기 동안 교세를 확대하였으나, 1943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해산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광복 후 재건된 성결교회는 1950년대 말부터 시작된 에큐메니컬 운동 참여 여부를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교단이 분열되었다. 그 결과 1960년대 초에 성결교회는 두 개의 주요 교단으로 갈라졌는데, 오늘날 기독교대한성결교회(약칭 기성)예수교대한성결교회(약칭 예성)라는 두 교단이 한국 성결교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후로도 신학 노선 등을 둘러싼 소규모 분쟁이 있었지만, 대체로 한국 성결교회는 이 두 교단을 중심으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교리를 알아보자.

성결교회의 교리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성결, 즉 성도의 거룩함과 성화를 핵심으로 한다. 신학적으로는 존 웨슬리의 영향 아래 있는 웨슬리안 알미니안 전통에 서 있으며, 중생(거듭남) 이후 성결의 두번째 축복(Entire Sanctification)을 통해 신자가 죄의 속성으로부터 깨끗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기본 교리는 개신교 정통 교리를 따르며, 성경을 신앙과 생활의 최고 권위로 삼고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를 통한 구원을 강조한다. 특히 성결교회는 전통적으로 사중복음이라 불리는 네 가지 복음을 기치로 내세웠는데, 이는 곧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을 의미한다. 중생의 복음은 예수님을 믿어 거듭나는 구원을 말하고, 성결의 복음은 성령의 능력으로 죄에서 깨끗하게 됨을 강조한다. 아울러 신유는 하나님께서 병든 몸과 마음을 고쳐주시는 능력이 현존함을 믿는 것이며, 재림은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소망하는 종말 신앙을 가리킨다. 이러한 교리적 강조점 때문에 성결교회는 신자의 거룩한 삶, 금욕적이고 경건한 생활 태도(한때 금주·금연 등의 윤리 규범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흥회와 전도를 통한 영혼 구원에 열성적인 전통을 형성해 왔다.

 

조직 구조는?

한국 성결교회의 조직은 장로교와 유사한 총회 제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감리교회적 요소도 지닌다. 각 지역 교회는 담임목사가 영적 지도자로 시무하고, 평신도 지도자인 장로·권사·집사 등이 봉사하며 운영을 돕는다. 교단 내에서 지역 단위로는 지방회(또는 지방교역자회)를 구성하여 일정 지역의 교회들이 협력하며, 전국적으로는 모든 목회자 대표와 평신도 대표들이 모이는 총회를 개최한다. 총회에서는 교단 헌법과 규칙을 제정하고, 교단을 대표하는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선출한다. 총회장은 임기제로 봉사하며, 감리교의 감독과 달리 한 교회나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견제 장치를 두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두 교단은 각각 별도의 총회 조직과 신학교, 선교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서울신학대학교를 직영 신학교로 두고 있고, 예수교대한성결교회는 성결대학교를 산하에 두어 교단 인재를 양성한다. 두 교단은 행정적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연합기관인 한국성결교회연합회 등을 통해 교류와 협력을 도모하며 한국 성결교회의 정체성을 함께 지켜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이처럼 체계적이고 건강한 조직 구조를 갖춘 전통 교단이지만, 이러한 조직 내부에서 수년간 크고 작은 부정과 일탈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성결교회 내부 문제 사례

역사와 교리에 비추어 보면 거룩과 성화를 강조하는 성결교회야말로 도덕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의 한국 성결교단 내부에서는 여러 심각한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목회자의 성범죄, 재정 비리, 권력형 은폐, 목회직 세습, 그리고 이에 따른 피해자들의 2차 가해 등의 사례들이 곳곳에서 드러나 교인들과 사회의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문제 사례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목회자 성범죄

성결교단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들 중 하나는 목회자의 성범죄이다. 목회자가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남용하여 여성 신도나 미성년 신도 등을 성적으로 유린한 사례가 여럿 밝혀졌다. 대표적으로 대형 성결교회 중 하나였던 만민중앙성결교회의 이재록 목사는 수년에 걸쳐 여신도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행을 저질러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자신을 영적으로 절대시하는 신도들의 맹신을 악용하여, 피해 여성들에게이것은 하나님의 역사라는 식으로 성관계를 강요하는 등 그루밍 성범죄를 저질렀다. 결국 다수의 피해자 폭로와 수사가 이루어져 이 목사는 강간상해 등 혐의로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었다. 이 사건은 교단 외부에서는 그를 이단 교주로 인식하게 만들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성결교단 내부에서 출교된 후 방치되었던 목회자가 저지른 범죄라는 점에서 교단의 책임 논란도 있었다. 이재록 사건 외에도, 인천 지역의 한 성결교회 청년부 목회자가 10대 청소년 신도 여러 명에게 수년간 성추행과 성폭행을 자행한 일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목사는 피해자들을영적으로 스승과 제자 이상의 특별한 관계라고 세뇌하며 범행을 계속했는데, 이 사실이 밝혀져 피해자들이 집단으로 고발하고 기자회견을 열자 그제서야 교계에 알려졌다. 이렇듯 성결교회 내부에서 벌어진 목회자의 성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교단의 거룩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일탈이다.

 

재정 비리 및 부패

재정 비리도 성결교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헌금 등 교회 재정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횡령하는 사례가 반복되어 왔다. 앞서 언급한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의 경우, 성범죄를 저지르는 동안 교회 헌금 약 110억 원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까지 추가로 드러났다. 그는 헌금을 자신의 가족에게 송금하거나 위험한 금융투자에 쏟아부어 거액의 손실을 내는 등, 교회를 사유화한 재정 범죄를 저질렀다. 이 밖에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산하 몇몇 교회에서 담임목사가 교회 돈을 개인 용도로 쓰다 적발되는 일이 발생했다. 한 사례로, S교회 담임목사는 수년간 교회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고소당해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이 교단 내에서 알려졌을 때 정작 교단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상당수 경우 교단 헌법에는 목회자의 재정 비리를 엄중 처벌하는 조항이 있음에도, 실제로는 솜방망이 처벌이나 형식적인 징계에 그쳐 문제 목회자가 계속 직무를 유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교인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세속 법정에 고소하여 유죄를 입증하는 상황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교회 내부의 자정 능력이 부족함을 보여준다.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교회에서 반복되는 부패와 그에 대한 안이한 대처는 성결교단의 도덕성에 큰 오점을 남기고 있다.

 

권력형 은폐와 책임 회피

성결교회 내부 문제를 키운 또 다른 요인은 권력형 은폐와 지도부의 책임 회피이다. 목회자나 고위 교단 인사가 성범죄나 재정 비리에 연루될 경우, 문제를 공개적으로 처리하기보다는 덮어두거나 축소하려는 경향이 여러 차례 목격되었다. 이는 교회 내 권력 구조가 폐쇄적으로 형성되고, 목회자의 권위가 절대시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한 교회에서는 담임목사와 재정담당 장로의 횡령을 몇몇 교인이 문제 제기하자, 해당 목회자는 오히려 교인들이 허위 사실 유포로 교회를 분열시켰다며 이들을 출교해 버린 사건도 있었다. 정작 횡령 혐의로 목사는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교회 내부에서는 잘못을 고발한 교인들이 쫓겨나고 목사는 자리를 지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힘 있는 목회자가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교단 규정을 악용하고, 교단 상층부도 이런 사태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경우가 있었다. 교단 전체적으로 봐도 비위 목회자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아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강단에 서거나 교회의 지원을 받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러한 조직적인 은폐와 책임 회피 풍토는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문제를 키우는 결과를 낳았고, 교인들과 피해자들의 신뢰를 크게 저버리는 행위였다.

 

목회직 세습 문제

목회직 세습은 한국 개신교 전체의 문제이지만 성결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담임목사가 은퇴하면서 자신의 아들이나 사위를 후임 목사로 세우는 사례가 성결교단에서도 발생했다. 예를 들어,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의 대표적 교회였던 남군산교회는 담임목사가 자기 아들에게 목회 직위를 물려주어 논란이 되었다. 이 세습 결정에 대해 같은 성결교단의 신학생들과 젊은 목회자들, 교인들이 강하게 반발하여 세습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다른 사례로 부천 지역의 삼광교회에서도 부자(父子) 세습이 강행되어 교계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세습은 교회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교회를 사유화하는 행위로 비판받는데, 성결교단의 일부 목회자들은 이러한 여론을 무시하고 자신의 교회를 가문의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권력으로 인식한 것이다. 세습이 이루어진 교회에서는 목회자 가문의 영향력이 절대화되고 견제 장치가 약화되어 앞서 언급한 각종 비리를 더욱 은폐하기 쉬운 구조가 만들어진다. 실제로 교회 세습으로 권력 구조가 공고해진 곳일수록 내부 문제 제기가 어려워지고, 피해자들이 문제를 호소해도하나님이 세운 목회자를 대적한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폐해가 계속되자, 뒤늦게나마 한국성결교회연합회 차원에서 교회 세습 금지 규정을 윤리강령에 명문화하여 더 이상의 세습을 막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미 벌어진 세습 사례들로 인해 성결교회의 대외적 신뢰도는 큰 손상을 입었으며, 세습 문제는 교단 스스로 자정 능력이 부족함을 보여준 대표적 예가 되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성결교회 내부 사건에서 눈여겨볼 또 하나의 측면은, 문제 제기자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이다. 성범죄 피해자나 교회 비리를 폭로한 내부 인사들이 오히려 교회 공동체로부터 심각한 심리적 공격과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앞서 언급한 성범죄 사건들의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어 폭로한 뒤 교회 일부 세력으로부터교회를 욕되게 한 배신자처럼 취급받거나, 심지어 가해 목회자를 옹호하는 신도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를 당하는 등 추가적인 고통을 겪었다. 재정 비리를 고발한 평신도들은 출교 처분을 받아 신앙 공동체로부터 쫓겨나고 인간관계까지 단절되는 2차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2차 가해는 교회 지도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보다는, 조직 보위를 위해 오히려 피해자를 문제시하는 왜곡된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다. 목회자의 범죄 행위가 드러났을 때, 교단은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기보다 사건을 무마하고 조용히 넘어가려 할 때가 많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소외되고 상처받았다. 거룩과 정의를 추구해야 할 교회에서 피해자들이 오히려 설 곳을 잃는 현실은, 성결교단이 내부적으로 얼마나 병폐가 누적되어 있는지를 드러내주는 부분이다.

 

성결교단은 사이비로 분류되어야 한다

한국 성결교회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자체 신학, 규모 면에서 분명 한국 개신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전통 교단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되어 온 각종 사건들을 종합해 보면, 성결교단은 스스로 표방하는성결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며 내부적으로는 병든 모습을 보여 왔다. 성범죄, 재정 부패, 권력 남용과 은폐, 세습,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이르기까지, 교단 내에서 반복된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은 결코 몇몇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는다. 이것은 구조적 문제이며 교단 문화의 문제이다. 지도부와 공동체가 거룩함과 정의보다 자기 보신과 권력 유지를 우선시하는 행태가 굳어졌고, 그 결과 교회 안에서 범죄와 비리가 끊이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건전한 종교 기관이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 도덕성과 투명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오히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사이비 종교의 특징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사이비로 분류되는 집단들의 공통점은 교주나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 추종, 폐쇄적인 내부 통제, 외부 비판에 대한 배척, 그리고 구성원 착취와 진실 은폐다. 성결교단 내부에서 벌어진 일들을 돌이켜 보면, 비록 교리적으로는 정통 기독교를 표방한다 하더라도 실제 운영과 행태에서는 이와 같은 사이비적 속성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목회자가 사실상 교주처럼 군림하며, 거짓된 영적 권위로 신자들을 현혹하고 착취해도 제어되지 않았고, 교단은 이를 바로잡기보다 덮기에 급급했다. 피해자들과 문제 제기자들은 보호받지 못한 채 오히려 내쫓기는 악순환이 거듭되었다. 그것은 더 이상 건강한 교회의 모습이 아니며, 신앙의 탈을 쓴 범죄 집단에 가깝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성결교단은 그 실상에 비추어 사이비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비난이나 과격한 표현이 아니라, 교단 스스로 자정 능력을 상실하고 사회적 규범과 윤리를 지속적으로 위반해온 결과에 따른 합리적 판단이다. 사이비로 규정함으로써 이 교단의 문제를 직시하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경각심을 사회에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계기로 교단 내부에서는 뼈아픈 자기 반성과 혁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만일 성결교회가 계속해서 이러한 부정과 비리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신앙 공동체로서의 순기능을 상실한 채 사이비로 낙인찍히고 쇠퇴하는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성결(聖潔)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거듭남이 교단 전체에 일어나지 않는 한, 한국 성결교회는 사이비 종교로 분류되어 사회로부터 강한 경계를 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