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내 성범죄 문제와 제도적 대응 방안
최근 개신교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종교 지도자인 목회자가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신앙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되고 있으며, 이러한 범죄가 교단 내에서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고 묵인·은폐되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본 분석에서는 개신교 내 성범죄 문제의 주요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과 제도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1. 개신교 내 성범죄 발생 현황과 주요 사례
개신교회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단순한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볼 수 있다.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 중 68%가 목사·전도사 등 지도자급 인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 해외에서 대형 교회를 운영하며 종교적 권위를 이용한 성범죄가 다수 발생하였으며, 가해자가 법적 처벌을 받더라도 교단 내에서 실질적 제재를 받는 경우는 드문 실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한국 대형교회 목사였던 이재록 사건이 있다. 그는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여신도 8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 판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목사가 "신의 권능을 가졌다"고 주장하며 저항할 수 없게 만들었으며, 이는 전형적인 영적 착취 사례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목사가 해외 도피 후에도 지속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기소된 사건이 있다. 이외에도 여러 교단에서 목회자 및 종교 지도자들의 성범죄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2. 성범죄 은폐 및 교단의 대응 문제
문제의 심각성을 키우는 요소 중 하나는 교단 차원에서의 미온적 대응과 조직적 은폐이다. 교회 내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교단이 투명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사건을 축소하거나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경향이 강하다. 교단 내부에서는 성범죄를 고발하는 피해자와 교인을 ‘교회를 욕되게 하는 자’로 간주하며, 오히려 가해자를 보호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전병욱 목사는 성추행 의혹으로 사임한 뒤에도 거액의 퇴직금을 받고 새 교회를 개척하였으며, 그를 비판하는 교인들은 오히려 ‘이단’이라는 낙인을 받았다. 이러한 방식은 종교 조직이 가해자를 비호하고 피해자를 배척하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교단 내부에서 성범죄를 단호하게 처벌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일부 교단은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에 대해 징계를 내리지 않거나 일정 기간 후 복권시키는 사례가 빈번하다. 피해자 지원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교회에 성범죄를 신고한 피해자 중 가해자가 실질적 처벌을 받은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러한 미흡한 대응은 교회 내 성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3. 성범죄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책적 제언
개신교 내 성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단 차원의 구조적 개혁과 법적·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정책적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1) 종교 지도자 검증 및 감시 시스템 강화
- 목사 및 전도사 임명 시 철저한 신원 조회 및 성범죄 이력 확인을 의무화해야 한다.
- 교단 차원에서 윤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성범죄 관련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2) 교단 내 성범죄 대응 매뉴얼 및 독립 기구 설립
- 교단별로 성범죄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을 제정하고, 이를 모든 교회에 적용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교회 내 권력 구조에서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피해자 보호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3)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징계 시행
-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 및 종교 지도자는 교단에서 영구 제명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 일정 기간 후 복권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명확한 재발 방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4) 피해자 보호 및 지원 체계 구축
- 피해자 상담 및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전문 기관을 교회 및 교단 차원에서 운영해야 한다.
- 성범죄 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교회 내 신고 시스템을 익명으로 운영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5) 국가 차원의 종교인 범죄 예방 정책 도입
- 종교 지도자의 성범죄에 대한 별도의 법적 규정을 마련하고, 교단 차원의 대응이 미흡할 경우 국가가 개입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 종교 시설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공공기관과 협력하여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4. 결론: 신뢰 회복을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
개신교 내 성범죄 문제는 단순한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단 차원의 적극적인 개혁과 법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종교적 권위를 이용한 성범죄는 그 피해가 심각하며, 피해자 보호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적 개혁이 요구된다.
교회가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고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확립하고, 투명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개신교 교단과 종교 지도자들은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종교적 가치와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한 개혁이 없다면,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며, 이는 종교 공동체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개신교회가 더 이상 성범죄 문제를 방관하지 않고,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이루는 것이 신앙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